4대강 자전거길,똑같은 풍경 속을 달린다?

_ | 2012/06/19 | 살림살이


출퇴근길에 하나, 둘, 버스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자전거 탄 사람들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2010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자전거로 통근, 통학하는 인구는 44만 명. 2005년 29만 명에 비해 50퍼센트 넘게 늘었다. 전체 교통수단 가운데 이용률은 1.5퍼센트로 독일과 덴마크보다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지만, 국내 이용교통수 단별 증가율로는 가장 높았다.

자전거 성능이 제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는 일은 여전히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형편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전체 교통사고 사망률은 43퍼센트가 줄어든 반면 자 전거 교통사고 사망률은 오히려 8퍼센트가 늘었다. 자전거 이용자들은 인도 겸용 자전거도로에서는 걷는 사람들 눈치를 봐야 하고, 달리는 차들 사이에서는 귀찮은 구조물쯤으로 여겨진다. 어쩌면 사람과 자동차 사이에 끼여 가장 곤혹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지난 4월 22일(지구의 날이자 자전거의 날), 인천 아라빛광장과 부산 을숙도를 잇는 633킬로미터의 4대강 자전거 길 개통식이 열렸다.

2009년 1월 자전거길 공사를 시작한 이래 3년 만이다. 영산강, 금강, 낙동강, 한강 구간을 모두 합쳐 1800여 킬로미터 에 달하는 4대강 자전거 길에 든 예산은 2089억 원.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개통식 행사에 참가해 “선진국은 자전거 문화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며 “4대강 길을 따라 1800킬로미터를 달리다 보면 마음껏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를 생활 속으로 주요 교통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4대강 자전거길’은 자전거를 여가생활 수준에 머물게 한 거꾸로 정책이다

 

하지만 4대강 자전거길은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소통’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부터 자전거길에 석면을 사용한 것이 환 경단체에 의해 밝혀졌고, 그 위를 대충 흙으로 덮어 마무리하는 식의 소통법을 보여준 것이 시작이었다. 그 뒤 4대강 자전거길 공사가 마무리 된 지금 시민단체들은 자전거길이 심히 우려스럽기만 하다.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에 따르면 금강 자전거길 건설 과정에서 숲이 절개되거나 파괴 됐으며, 부여 현북 양수장 부근 파진산 일대도 나무를 베고 바위를 깬 뒤 데크형 자전거 도로를 깔아 주변 생태계가 크게 훼손 된 것을 확인했다. 자전거길 곳곳이 연결되지 않고 끊겨 있는 곳도 있고, 경기도 여주 섬강로 자 전거도로의 폭은 87센티미터로 규정 폭인 1.5미터에 미치지 못 해 자전거 이용자들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에는 자전거가 다닐 수 없도록 통제할 수 있는 마땅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형 보로 물이 막혀 그곳에 살던 다양한 생물 종들이 사라지고, 새들이 날아들 모래톱이 사라진 강 주변을 자전거로 달려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쓸쓸할 뿐이다.

친수구역특별법으로 앞으로 4대강 주변으로 상업시설이 생기면, 낙동강 어디, 금강 어디쯤이 아니라 그저 또 다른 한강 어딘가를 달리는 기분일 것이다.

4대강 자전거길이 가지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는 자전거를 ‘생활 속으로’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 이다. 자전거는 자동차 매연과 복잡한 도시의 교통체증을 줄이고, 건강한 생태도시로 바꾸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1800킬로미터의 4대강 자전거길’은 자전거를 여가생활 수준에 머물게 하는 거꾸로 정책인 셈이다.

고작 일 년에 한 번 작정 하고 찾아가 달릴 수 있는 축소판 고속도로일 뿐. 호흡하지 않는 1800킬로미터 시멘트 길 위를 달리는 기분, 그냥, 다들 잘 아시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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